나는 미드는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야 시즌 전체를 본 걸 뽑자면 CSI, YOU, Mindhunter 정도 Friends는 잠자코 있었고, 이상하게도 많은 추천을 받은 유명한 미국 드라마도 별 흥미를 끌지 못했다.열렬한 주부, 섹스 앤드 더 시티, 모던 패밀리 같은 것들이다. 별로면…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접한 이 드라마.This is us .
제목이 확실치 않은 세이하, 한국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것 같다.Hulu에 한글 자막도 없고 영어로 보는 중…
지금까지 본 드라마 중 가장 깊고 완성도 있어 연기와 스토리 모두 흠잡을 데 없다.그리고 무엇보다 미국인의 생활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 정말 좋다.
그러나 쉽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다.반면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인생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관계에 대해서너무 현실감이 있어 때로 마음이 아파 보다가 지우기도 했다.산다는 것은 뭔가… 행복과 아픔은 종이 한 장 차이로,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주고받을 수 밖에 없는 가족이라는 관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는, 보면 볼수록 등장인물을 이해시킨다.
부모와 세 아이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한 가정의 중심이 되는 아버지 잭 피어슨. 아주 좋은 아버지이며 남편, 가족에게는 큰 존재지만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자신도 중독과 싸운다.
엄마이자 아내, 레베카 완벽주의자인 엄마 밑에서 상처받고 자라면서 본의 아니게 딸에게 상처를 입힌다. 가족 중에서 가장 친숙하지 않은 캐릭터지만 이해는 간다.
비만이 콤플렉스인 케이토 예뻐지고 싶고 노래도 더 잘하고 싶은데 현실은 냉정해. 아니, 자신의 낮은 자존심이 최대의 장애다.자기보다 예쁘고 노래 잘하는 엄마에게 자신이 늘 부족한 딸이라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어머니를 미워하고 사랑하는 그녀와 어머니는 애증의 관계다.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고 어렸을 때부터 항상 승승장구하던 케빈이 풋볼 선수로 한창이던 고교 시절 무릎 부상과 함께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는다.유명한 배우가 됐지만 시트콤에서 코믹한 자신의 역할을 싫어해 겉과 달리 속으로는 병들어 있다.사람들이 보는 화려한 모습과 실제 자신의 형편없는 모습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쌍둥이 남매와 같은 날 태어나 소방서 앞에 버려진 랜달. 레베카는 세 쌍둥이를 임신해 출산 과정에서 한 명이 숨지고 남편 잭은 병원에서 만난 랜달을 입양하게 된다.입양아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려고 노력해 성공을 거뒀지만 내면의 상처는 그를 계속 채찍질하며 극단적인 완벽주의자로 살아가게 된다.
장황한 이들의 사연을 한 문장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사연과 이야기는 너무 많다. 누구의 인생이든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행복하면서도 동시에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너무나 잘 표현한 드라마.한국이나 미국이나 문화 차이는 있지만 사는 건 다 비슷한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지는 못하지만 보고 나면 항상 여운이 남는 정말 좋은 미국인 것 같아.